[책 리뷰] 우리의 생각은 틀렸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 한스 로슬링

이 책은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고,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다.

머리말에는 13개의 질문이 있다. 1번 문제를 예를 들자면,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로 A 20%, B 40%, C 60%의 선택지를 주고 있다.

나머지 질문들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미래 아이들의 수, 전체 인구의 수, 세계인구의 거주 분포, 환경에 대한 질문들을 제시한다.

나도 이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그리고 저자의 예상처럼 나는 절반도 맞추질 못했다. 교육수준이 높고 세상에 관심이 많은 집단이라 할 수 있는 대학교수, 과학자, 유명 경영인, 언론인, 정치인들 절대다수가 절반 이상 오답을 내어놓았다고 하니 위로는 된다.

저자는 지식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닌 사람들이 심각한 수준으로 세계를 오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에 대한 지식에 변화를 주고자 책을 썼다고 한다. 인식을 바꾸고 비합리적인 두려움을 잠재우고 사람들의 힘을 건설적으로 돌리기 위해서 말이다.

이 책에서는 1~10까지의 극적인 본능을 다루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간극본능’이다. 간극본능은 모든 것을 서로 다른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불평등한 간극이 있다고 생각하는 본능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세상을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로 구분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세계의 인구를 ‘그들과 우리’로 구분하거나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못 사는 나라와 잘 사는 나라’, ‘서양과 그 외의 나라’, ‘북부와 남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나누는 구분이다.

사실 앞선 테스트에서 이 간극본능과 관련된 질문에 나도 오답을 체크했다. 내 머릿속에서도 뚜렷한 간극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에서 제시한 데이터에 의하면 2017년을 기준으로 인류의 85%가 소위 ‘선진국’의 기준에 들어가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의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절대다수가 가족 구성원이 적고 아동 사망률이 낮아졌으며 그 밖에도 소득, 관광, 민주주의, 교육, 보건지표, 전기보급률을 기준으로 할 때 중간에 속한다.

그래서 서양과 그 외 국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간극은 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받아들일 수 있는가? 저자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간극을 바로 잡기 위해 강연을 진행할 때마다 세계은행과 유엔의 통계를 근거로 했음에도 대다수가 이를 부인했음을 말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일까? 저자는 간극이 자극적이고 사람들은 이분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또 언론과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미지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구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소득을 기준으로 4단계의 구분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구분으로 따져볼 때도 대다수 인구가 3~4단계에 속하는 선진국에 머물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1장 간극본능에 관한 내용 이외에도 책에는 나의 무의식 속을 지배하고 있는 많은 상식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준다. 2장 ‘부정본능’에서는 세계가 점점 나빠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반대의 통계치를 보여준다. 데이터에 의하면 1단계 수준(1인 소득 2달러 미만)에 속하는 사람들이 20년 사이에 크게 줄어 현재는 인구의 9%만 극빈층으로 살고 있음을 알려준다. 기대수명, 전기보급, 예방접종은 꾸준히 늘었고 탈문맹의 비율은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세계가 계속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은 어쩌면 ‘언론의 자유’에 의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극적인 뉴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쟁, 기근, 자연재해, 정치적 실책, 질병, 대량해고, 테러 뉴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미디어도 이에 맞춰 꾸준히 부정적인 내용을 보도한다. 그러므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착각이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통계지표에 따르면 우리의 삶은 꾸준히 또 천천히 증가하고 있다. 또 좋은 뉴스거리는 뉴스가 안 됨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6장의 ‘일반화본능’에 관한 것이다.일반화본능은 간극본능과는 반대로 어떤 것을 범주화하여 동일한 것으로 일반화하는 본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54개국 10억 인구가 사는 큰 대륙이다.  1단계(소말리아)에서부터 4단계(튀니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가 다양한 소득수준에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문제는 ~’, ‘아프리카 나라들은~’과 같은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범주화는 편견과 오해를 넘어서 기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생리대를 생산하는 기업과의 회의를 책에 담았다. 생리대의 수요는 2, 3단계 소득수준의 나라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기업은 4단계 소득의 나라에 초점을 맞춰 오히려 기회가 큰 시장을 놓치고 있었음을 지적했다. 2, 3단계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생리대의 기능적인 면을 살피는데 기업은 4단계에 해당하는 여성들만을 타깃으로 해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가 무심결 잘못 생각해 온 것들을 지적하며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정확히 바라볼 때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생각을 멈출 수 있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음을 알린다.

물론 현실에는 문제 상황이 있고 우리는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팩트풀니스는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가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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